생리용품을 살 돈이 없어 휴지나 수건을 쓰는 여성·청소년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바우처 제도는 있지만 신청 문턱이 높고, 사각지대는 크며, 월경은 공공이 아닌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6년 저소득층 여성청소년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휴지·수건을 사용한 '깔창 생리대'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뒤, 정부는 취약계층 여성청소년 대상 생리용품 현물·바우처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2026년 기준 성평등가족부의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의 만 9~24세 여성청소년에게 연 16만 8,000원(월 1만 4,000원)을 국민행복카드로 지원합니다.
그러나 제도가 있다고 사각지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5년 발표한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사업 예산은 약 126~148억 원이 책정됐지만 신청률은 대상자의 70~87%, 실제 이용률은 59~73%에 그쳤습니다. 예산 실집행률 역시 2022년 65.2%, 2023년 84.4%, 2024년 78.3%로 매년 20~30%의 지원금이 실제 사용되지 못한 채 남았습니다.
여성환경연대의 2024년 사례조사에서는 지원받을 자격이 있는 여성청소년 중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는 과정이 번거롭다(34.4%)', '관할 지자체 방문이 어렵다(21.9%)'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보호자 동의 요건, 자격 증빙 서류, 오프라인 카드 발급 절차가 겹치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일수록 신청을 포기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24년 3분기 118.48까지 올라 4년 사이 약 18.5%가 상승했고,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 생리대는 4개입에 3,900원 수준입니다.
지원사업은 존재하지만 신청과 이용 절차가 복잡해 청소년에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국민행복카드 발급 등 이중 절차와 보호자 동의 요건이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 현행 선별 지원 구조로는 월경용품을 사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의 청소년을 모두 포괄하기 어렵다.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 개선방안 연구」, 2025
첫째, 월경은 매달 반복되는 생리적 현상임에도 생리용품이 '개인 소비재'로만 분류되어 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으로 관리되는 생리대는 부가세 면세 품목이지만, 개별 구매 부담은 여전히 가계에 돌아갑니다. 한 여성이 평생 월경을 위해 쓰는 생리용품 비용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데도 이 지출이 '건강권'이 아닌 '생활비'로 취급되어 공공 지원의 범위가 제한적으로만 설계되었습니다.
둘째, 현재의 지원제도는 철저한 '선별 지원' 구조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만 9~24세 여성청소년만 신청할 수 있고, 성인 저소득 여성·성인 장애여성·비수급 빈곤 가구의 청소년은 대부분 제도 바깥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성인 장애여성은 신체·인지 장애로 인해 생리용품을 더 자주 교체해야 하는데도 중앙정부 지원사업의 대상이 아닙니다.
셋째, 신청 과정 자체가 장벽입니다. 국민행복카드 발급, 주민등록상 주소지 행정복지센터 방문, 보호자 동의서, 복지로 앱 회원가입 등 여러 단계가 겹쳐 있어 정보 접근이 어렵거나 가족관계가 불안정한 청소년일수록 신청을 포기하게 됩니다. '눈치 보기' 문화와 월경에 대한 사회적 낙인까지 겹치며, 제도는 있지만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되어 있습니다.
월경권은 월경을 하는 모든 사람이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장벽 없이 안전하게 월경을 관리할 수 있는 권리이며, 생리용품 접근성·월경 교육·사생활 보호를 포괄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취약계층 청소년'으로 한정된 제도만 운영돼 성인 장애여성 등 사각지대가 여전히 크다.
— 경향신문, "생리대 지원 '높은 문턱'에 좌절 느끼는 여성 청소년들", 2024.10
정부와 지자체는 선별 지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보편 지급과 현장 접근성 개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만 9~24세 기초수급·차상위·한부모가족 여성청소년에게 연 16만 8,000원(월 1만 4,000원)을 국민행복카드로 지원합니다. 2026년부터 신청 시기와 무관하게 연간 전액을 일괄 지급하고, 24세까지 자격이 유지되면 매년 자동 연장됩니다.
2026년 7~12월 전국 10개 기초지자체에서 소득·연령 무관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합니다. 주민센터·보건소·도서관·복지관 화장실에 무료 자판기를 설치해 별도 신청·서류·신분증 없이 현장 수령이 가능하며 국비 30억 원이 투입됩니다.
서울시는 구청·주민센터·도서관·공원·청소년수련관·보건소 등 약 400곳에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했습니다. 스마트서울맵에서 '생리대'를 검색하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여성청소년 바우처 대상자도 추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월경주기 관리와 유기농 생리용품 정기배송을 결합해 '건강'과 '접근성' 두 축을 동시에 해결하는 펨테크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월경주기·신체·감정 변화를 기록·분석하고 주기에 맞춰 생리용품을 정기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결합했습니다. MZ세대 여성 3명 중 1명이 이용할 정도로 확산됐고, 12개월 이상 구독 유지율이 87%에 달합니다.
→ 핵심 범위: 월경 기록과 생리용품 구매의 분리 문제
유기농 순면 커버의 생리대·탐폰을 지정일이 아닌 월경주기에 맞춰 배송합니다. 국내 유일 라이트·레귤러·슈퍼 3종 탐폰 라인을 갖춰 양에 따른 선택권을 제공하고, 주기 기반 정기배송 방식에 대해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핵심 범위: 주기 불일치로 인한 '급하게 사는' 마찰 해소
2017년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 이후 매년 지원사업 사례조사를 수행합니다. 2024년 조사에서 국민행복카드 발급 번거로움(34.4%), 지자체 방문 부담(21.9%) 등 신청 장벽을 수치화해 정책 개선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 핵심 범위: 정책 수요자 목소리 수집·공론화
대학 캠퍼스 건물 3곳의 여자화장실에 QR 기반 비상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고, 사용 시점·빈도 데이터를 익명으로 수집하는 MVP를 구상할 수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실사용 데이터와 이용자 설문을 수집해 '캠퍼스 월경권' 제안서를 학생회·총무처에 제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대학생 팀도 한 학기 내에 이 정도 규모의 MVP는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이 주제의 핵심은 '생리용품이 없어서 힘든 소수'가 아니라, 매달 반복되는 생리적 필요를 여전히 개인 가계에 전가하는 구조입니다. 학습자는 선별 지원과 보편 지원 사이의 설계 선택이 어떤 사각지대를 만들고 또 지우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경을 '여성 개인의 일'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의 일부'로 재정의하는 순간, 화장실에 비상용 자판기를 두는 일은 복지가 아니라 상수도·화장지와 같은 기본 시설의 문제가 됩니다. 작은 설계 변화(신청 절차 간소화, 자판기 익명 수령)만으로도 도달률과 존엄성이 함께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이 주제의 실무적 통찰입니다.
생리대는 더 이상 개인의 소비재가 아닌 공공재로 인식되어야 하지만, 월경권은 여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다. 지원사업 실집행률이 매년 20% 안팎 남는다는 것은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설계가 수요자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선별 지원과 보편 지급을 양자택일이 아닌 보완 관계로 설계해야 한다.
— 월경권 정책 연구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 개선방안 연구」, 2025 요지 재구성을 바탕으로 요지 요약. 직접 인용이 아니며 정확한 원문은 해당 문헌을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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